솔티트립(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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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랏
푸른 하늘 위로, 구름 위로 날아올라야 할 비행기. 트렁크를 끌고 공항버스나 공항철도를 타고 국제선 청사로... 탑승 수속, 면세점, 점점 그리워지는 풍경이다. 코로나19가 터진 후 해외여행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느끼게 된 뒤부터 나는 대한항공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주식에 '주'자도 모르는 내가 특정 항공사 주식을 사게 된 이유는 나름의 보상 심리 같은 것이었다. 적어도 몇 년간 코로나19 전처럼 자유롭게 해외로 나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에 해외여행을 가고 싶을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대한항공 주식을 사 모아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를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항공권을 구입하듯이 3개월에 한 번, 어쩔 때는 1달에 한 번꼴로 모은 주식. 빨간색으로 바뀌어 훨훨 날아갈 것 같은 날도 있었..
2021.11.30 -
박살
이렇게 가끔씩 글을 쓰는 것을 나는 나름의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 포스팅으로 수익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고 유명해지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삶의 기록을 적는 정도로만 여긴다. 그런데 요즘엔 이것조차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고 하다.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현실적인 걱정들, 어떤 날은 꿈에서까지 나를 괴롭힌다. 하루하루 숨을 쉬고는 있지만 정말 모르겠다. 코로나19로 완전히 박살난 여행작가의 삶. 나름의 대안과 방법을 찾아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다른 일을 찾아보려 해도 쉽지 않고 무엇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없다. 정말 오랜만에 이력서를 써 보았다. 나름 열심히 살아온 시간과 노력이 이력서에는 그저 한 줄짜리 경력(프리랜서 여행작가)에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나니... 비록 ..
2021.11.29 -
응원
요즘엔 메일함을 열어보기가 두렵다. 함께 고생하며 책을 만들어내던 분들의 안부의 마지막은 대부분 퇴사를 알리는 내용이다. 프리랜서로 작업을 하는 작가와 출판사 에디터.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짧던 길던 호흡을 맞추며 일을 하게 된다. 짧게는 몇 개월이지만 길게는 몇 년. 서로 왕래를 하는 경우도 있고 필요한 경우 연락을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항상 가까이에만 있을 것 같던 편집자분들의 퇴사 메일은 남의 일이 아니다. 종종 다른 출판사로 이직을 해서 연락을 이어가기도 하지만 지금 같은 코로나 상황에서 작가나 편집자나 당장은 마땅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을 터. 그동안의 고생에 동업자로서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더불어 어디선가 힘겹게 여행작가..
2021.11.26 -
다이어리
연말이면 어김없이 다이어리를 사곤 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신년이 되면 촌스럽지만 두툼한 다이어리를 반강제로 던져주곤 했는데 이제는 돈을 주고 사야만 한다. 물론 한 때, 스벅에 노예였을 때는 원고 정리를 핑계로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별과 프리퀀시 미션을 수행하며 다이어리를 받았다. 어떤 해는 야무지게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해는 종이가 아까울 정도로 별 것 없이 분리수거통으로 배출되기도 한다. 사실 코로나19로 모든 계획이 틀어지고 결코 원하지 않던 새로운 시작도 했으니 다이어리에 쓸 것이 있다면 꽤나 빽빽한 한 해가 되어을 것이다. 2022년 사실 잘 모르겠다. 올해의 연장선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변화를 겪을 수도 있다. 아무튼 2021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 2022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
2021.11.17 -
숨은여행지
홈페이지를 방문한 기록 중에서 '숨은 여행지'라는 키워드가 눈에 들어왔다. 숨은 여행지라... 히든 플레이스(Hidden Place), 시크릿 스폿(Secret Spot) 등 책이나 잡지 제목으로 자주 뽑던 표현이다. 각설하고 죄송하게도 큰 정보는 얻지 못했을 것이다. 숨은 여행지를 공개하는 경우는 절대로 없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표현법은 다르지만 나에게도 꽤나 많은 장소들(숨은 여행지, 히든 플레이스, 시크릿 스폿 등)이 있었다. 이제는 누구나가 다 알게 된 곳들도 있고, 다행히 아직까지 숨겨진 채 남아있는 곳도 있다. insta, youtube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노출이 되고 있으니 점점 더 그런 곳들은 살아남아있기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숨은 여행지는 너무 가까이 있거나 너무 흔해서 신..
2021.07.17 -
언제쯤
"백신 도입, 접종 순조로워... 집단면역 앞당겨질 것"이라는 헤드라인 기사다. 순조롭다의 의미가 다소 이해가 가지 않지만 아무튼 현재 접종 완료 인구 비율은 4.4%(1회 이상 접종 인구 비율 16.3%)다. 나라별 백신 접종 현황을 보면 참담할 수준이지만 뭐... 순조롭다고 하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눈에 띄는 점은 백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조금 지난 데이터지만 백신 종료 시점을 예상한 맵을 보니, 미국과 영국을 필두로 캐나다와 유럽연합 등은 대체적으로 높은 접종률로 2021년 말, 우리나라는 순조로운 접종률로 2022년 중순까지, 반면 아프리카를 비롯한 저소득 국가들은 2022년 말~2023년 초가 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여행을 다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시점은 빠르면 앞으로..
2021.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