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살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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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
꿈보다 해몽이란 말이 있다. 발리에 오기 전 퇴사를 했다. 정확히 말하면 퇴사를 하고 발리에 왔다. 물론 퇴사 직후엔 베트남 여행을 했다. 베트남 살이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아무튼 그랬다. 퇴사란 나에겐 실패라는 의미다. 말이 좋아 퇴사지, 결국 적응 또는 남들처럼 버티지 못해 그만둔 것이다. 내 인생은 언제나 그랬다. 학교도 중퇴, 회사도 퇴사. 뭐 하나 끝까지 해본 적이 없다. 그런 면에서 10년, 20년, 30년 근속이란 정말 레전드다. 또 하나의 허상이 여기 또 있다. 노매드. 말이 좋아 노매드이지 정작은 백수다. 돈? 회사 다니면 열심히 일하면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통장에 꽂혔다. 노매드? 허상이다. 아무리 해봐라 매달 돈이 꽃이나. - 디지털 노매드를 꿈꾸는 백수
2023.06.21 -
발리
이랬거나 저랬거나 한 달을 살던 두 달을 살던 아니면 일년을 살던, 퇴사를 하고 오던 그냥 오던, 그곳이 짱구이던, 울루와뚜이던, 우붓이던, 서핑을 하던 요가를 하던, 비건이 되건 말건 그냥 와서 하면 되는 것이 발리 아닌가. 뭐가 그리 복잡한 것인지. 문득 발리살이라는 주제로 살펴보니 참 세상 힘들게 산다. 일단 와서 지내다 보면 자연스레 답은 나오게 된다. 여행은 공부하는 시험과목이 아니다. 정답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 그냥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지 누군가를 따라 할 필요도, 누군가의 정보를 신뢰할 필요도 없다. 그냥 오면 된다. - 발리에서
2023.06.19